[시사바로타임즈= 고암기자]
공자의 제자 자공은 인물평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자공이 어느 날 공자를 향해 자기를 평해 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 공자는 “ 너는 참으로 훌륭하구나. 나는 도저히 그럴 여유가 없다.” 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 너는 참 그릇이다. 호련(瑚璉)이다” 호련은 그릇으로는 최고품이라는 의미다. 호련이라는 말에 자공이 좋아했을까? 공자가 자공을 호련에 비유해 추켜 주면서 슬쩍 꾸짖은 말로 풀이된다.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따라서 공자는 “너는 군자가 아니다”라고 평한 것이다.
자공은 하나를 들으면 둘을 아는 인물로 전해진다. 「좌전」 등을 보면 그는 총명한 웅변가로 외교 무대에서 크게 활약했다고 전한다. 자공은 정진을 거듭하며 군자가 되었다. 요즘 말 잘하는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알맹이가 없는 말들도 많다. 떠벌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허언(虛言)도 우리 주변에는 넘쳐난다. 때로는 우스갯 소리가 진실처럼 둔갑하기도 한다.
11월 첫 하루. 어린시절 읽은 프랑스 소설가 생 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에 나오는 한 구절이 생각난다. “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단지 껍데기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어떤 것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건 오직 마음으로 볼 때이다.”
고암기자 jyjang419@sisaba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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