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좌단(左袒)이야기와 비판적·입체적 사고
  • 기사등록 2018-09-24 09:44:38
기사수정

 

 

[시사바로타임즈= 고암기자]

 

왼쪽 소매를 벗는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좌단(左袒)이란 말이 있다. 사기여후본기(呂后本記) 에는 좌단에 관한 한 토막 이야기가 실려있다.

 

기원 전 1803월 한고조(漢高祖) 유방인 여태후(呂太后)가 병들어 죽게될 형편이었다. 여태후는 자주 내정에 참여해 한신을 비롯하여 팽월등 많은 공신을 죽이는데 내부조종을 하기도 했다. 아들 혜제가 죽자 자기가 직접 정권을 잡고 흔들었다. 죽을 때는 용의주도한 계획을 세웠다. 공신들의 권력을 빼앗아 친정 형제, 조카들에게 주었다. 조왕(趙王)인 여록(呂祿)과 여왕(呂王)인 여산(呂産)을 상장군(上將軍)으로 임명해서 북군(北軍)을 여록에게, 남군(南軍)을 여산에게 맡겼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눈사태처럼 우수수 무너지고 말았다. 그녀가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진평(陳平)은 태위인 주발(周勃)과 여씨 타도에 나섰다. 우선 여록을 속여 상장군 직책을 황제에게 반환케한 후 주발로 하여금 북군을 장악하게 만들었다. 상장군이 된 주발은 군사들에게 일장 훈시와 열변을 토했다. “ ()나라는 원래 유씨가 종()을 이루게 되어 있었다. 여씨의 횡포를 묵인하려거든 오른쪽 어깨를 벗고, 유씨를 위해 나와 뜻을 같이한다면 왼쪽 어깨를 벗고(左袒) 나를 따르라 !” 주발의 말의 떨어지자 군사들은 일제히 왼쪽 어깨를 벗어 던지고 유씨의 편이 될 것을 맹세했다.

 

오늘날 좌단(左袒)은 누구 편이 되어 주거나 의견에 찬성할 때 쓰인다. 유교문화의 퇴행적 잔재인 수직적 인간관계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경계가 되는 말이다. ‘아바타적사고는 민주주의를 퇴행시킨다. ‘비판적· 입체적 사고가 갖는 의미는 깊다.

 

고암기자 jyjang419@sisabarotimes.com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isabarotimes.com/news/view.php?idx=430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포토에세이) 나무와 봄노래, 그리고 당연한 것들
  •  기사 이미지 포토에세이) 하얀 눈과 길
  •  기사 이미지 포토에세이) 꽃밭가득 봄노래 부르고 싶단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