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바로타임즈=고암기자]
불그스름한 노을을 얼굴 가득 담고 한 노신사가 눈꽃내린 사철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내 발자국 소리를 감지했는 지 뒤를 돌아보며 부드러운 미소로 나를 맞이한다. “오늘은 허방을 밟는 기분”이란다.
"삶은 언제나 신비한 것"이다. 그 노신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 지는 모른다. 다만 그가 톨스토이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은 안다. 그는 나이가 들며 꺼내든 톨스토이 작품이 감흥을 자아낸다고 자주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그를 위해 톨스토이가 쓴 동화책 몇 권을 건네주고싶다. 톨스토이는 소설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번민을 동화창작활동으로 해결했다. 톨스토이는 ‘안나카레니나’를 발표 후 4년을 쉬다가 1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는 동화작품을 썼다. 톨스토이가 동화작품을 통해 인간이 자기 속에 묻혀있는 신적인 본성을 깨달은 것처럼, 톨스토이 작품을 좋아하는 그 노신사도 번민을 해결하는 길을 찾기를 기대해본다.
고암기자 jyjang419@sisaba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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