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바로타임즈= 고암기자]
인생은 한 판의 바둑이다. 돌을 아무리 멀리, 힘껏 던져도 바둑판 위에 떨어지고 만다. 삼백예순한 집 속에는 무한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고 있다. 한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과 열 수 앞을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진 사람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어린시절 어르신들이 들려주신 전래동화 ‘뚝배기와 갓을 사러 간 바보’에 나오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느 부잣집에 바보 데릴사위가 있었다. 마음씨 좋은 아내는 남편이 바보였지만,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어느날 아침, 장인이 사위에게 말했다. “장에 가서 갓 좀 사오게.” 장모도 옆에서 “갓 사는 김에 뚝배기도 하나 사 오게.” 아내가 바보에게 속삭였다. “ 뚝배기를 살때는 물을 부어 보고 사세요. 금이 간 것을 사면 물이 새니까요.” “갓은 아버님 머리에 맞는 것을 사야 하는 데, 당신이 한번 써 보고 사세요. 아버님 머리가 당신 머리와 비슷하니까요.” 장에 간 바보는 아내의 말을 반대로 알아들었다. 뚝배기를 사면서 머리에 써보고, 갓에 물을 부었다. 그래도 마음씨 착한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뚝배기와 갓은 집에 안 들어가도 되지만, 사람은 꼭 들어가야 해요. 그래야 어른들이 걱정을 안하세요.”
복기(復碁)는 제3의 눈으로 흔들리는 판을 바라보는 일이다. 바보처럼 산 삶보다 그렇지 않은 삶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그나마 다행이다. 사람은 사람이기에 무한한 가치를 갖는다. 때떄로 물건〉사람 식을 발견하지만, 그렇다고 돌을 던지는 것은 우매한 짓이다.
고암 기자 jyjang419@sisaba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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