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군왕의 권력은 저울같아서 백성의 심성을 균형잡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백성의 심성을 헤아리지 못하는 군왕의 계획은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같은 것이라 뜻을 이루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 민주주의 이론을 정립하는 데 큰 공헌을 한 헤밀턴(Atexander Hamilton)은 ‘퍼더랄리스트 페이퍼’에서 대통령제에 대한 핵심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이 글에서 ‘군주’와 ‘대통령’의 차이를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대표이자 조정자인 프레지던트는 세습적이 아니며 탄핵의 대상이 된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에게 헌법적 가치질서를 실현시키도록 막중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을 때는 탄핵요건이 성립된다. 임기를 50여 일 남겨 놓은 미국오바마 대통령은 CNN이 2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7%로 국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은 현행 법률을 위반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헌정사상 초유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과 공모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범’으로 지목했다. 이날 박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반발하며 “앞으로 검찰조사에는 응하지 않고 중립적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4일 박대통령은 스스로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과 특검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은 5%미만이다. 박대통령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은 사라졌다고 보아야 할 듯하다. 박대통령이 검찰 수사 발표에 억울함이 있다면 검찰 대면수사 요청에 응해 모든 사실을 적극적으로 투명하게 밝히기를 기대했으나, 검찰대면수사는 무산되며 특검으로 넘어갔다.
‘양심’은 윤리적 마음의 고향이다. ‘양심 있는 대통령’이라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한 국민에게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겪도록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물고기를 얻지 못하는 정도로 끝이 날 뿐이며 뒷탈이 없다. 그러나 일방적인 오기로 다수 국민과 대립각을 세우며 몸과 마음을 다하는 ‘오기의 정치’는 결국은 큰 재앙을 몰고 올 뿐이다. 결코 좋은 결과는 오지 않을 것이다. 박대통령은 검찰의 공정성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죄(罪)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그렇지 않다면 책임을 통감하고 퇴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道理)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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