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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야! 세상엔 바보란 없단다. - 역사의 교훈)청빈의 윤리관에서 나태의 죄악으로 변하기까지
  • 기사등록 2015-12-19 17:48:58
  • 수정 2015-12-19 17: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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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 무서워하지말고 씩씩하게 앞으로 가는거야 내 곁에 꼭 붙어서 걸어 그럼 아무도 돌을 던지지 못할 거야” “하늘에는 별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배에서 쪼르륵거리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나와 형아는 손을 꼭잡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별이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 개구리를 보았을 때, 작은 사람이라고 세숫대야에 잡아놓고 괴롭히며 신기하게 쳐다볼 때처럼, 나는 그 별들이 신기했습니다. 혹시나 개구리가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우야 세상엔 바보란 없단다’.안희정 作 중인용

 

서양사에서 부랑과 걸식 그리고 빈곤에 대한 사회적 태도는 어떠했을까? 중세의 윤리관에서는 빈곤은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심지어 신성한 생활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의 하나로 찬양되기까지 했다. ‘청빈의 귀부인을 신부로 맞는 앗시시의 성 프란시스의 꿈은 중세교회에서의 빈곤관이 어떠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탁발승 뿐 아니라 보통 걸인들도 타인에게 자선과 선행을 베풀 기회를 제공하는 까닭에 일종의 합법적인 사회적 신분으로 용인되었다.

 

그러나 서유럽에서 절대주의 국가가 중상적 자본주의 지렛대의 역할을 하면서  국가의 중상주의적 산업화를 추진, 후원하는 정치체제로 변했다. 이들 국가는 산업과 무역에 각종 특혜조치-보조금, 관세장벽, 길드 통제, 노동자 탄압으로 국부의 증진을 도모했다.

 

16세기 중반이후 국내시장의 확대와 국제무역의 활성화에 따라 노동력의 수요는 크게 증대한 반면, 노동의 공급은 연이은 내전과 종교전쟁, 흑사병 등의 재난으로 인해 격감한 상태에 있었다. 그 때문에 노동력의 수급에 있어서 현저히 불균형이 초래되었다. 자본주의 발전의 초창기에 자본은 순수히 경제적 강제를 통해 노동자를 묶어둘 수 없었다. 때문에 자본축적과 노동조건의 통제를 위해 자본측은 국가권력을 필요로했고 또 이를 이용했다. 임노동자의 대량 창출, 폭력적인 토지 수탈을 통해 이제까지의 생활기반을 상실하고 도시로 내쫓긴 자들은 무리를 지어 걸식을 하거나 부랑자가 되기도했다.

 

이러한 사회적,경제적 요청에 부흥하여 부랑과 걸식 및 빈곤 일반에 대한 사회적 태도도 근본적 변화를 초래되었다. 자본주의 발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개신교 윤리에 따르면 금욕적 노동을 통한 재산의 축척은 지상에서 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행위로 평가된다. 이리하여 부는 죄악(sin)의 표지를 잃게되었다. 반면 무위도식하는 것은 신의 저주로 비난받게되고, 걸식과 부랑에 대한 중세기의 관용적 태도는 이제 설땅을 잃게되었다.

 

노동능력이 있는 자의 걸식은 나태의 죄악을 범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웃사랑의 의무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같은 논리에 입각하여 프로테스탄트들은 걸식과 부랑을 강력히 비난하는 이데올로기적 논리를 제시함으로써 빈민에 대한 국가의 가혹한 조치들을 옹호 내지 정당화하는 데 기여했다. 16세기 후반에 이르러 영국과 화란으을 필두로 유럽 각국은 순전히 억압적인 조치만으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부랑화와 궁핍화 현상을 막을 수 없음을 깨닫고 다른 방책을 구하게 되었다. 노동시장의 악화된 상태를 고려할 때 빈민들을 사회로부터 배제하는 대신, 그들의 노동력을 국가의 필요에 맞도록 적극 끌어내고자 정책상의 변화로 빈민,부랑자, 걸식자는 새로운 경제 여건의 산물로 이해하게된다.

 

시사바로타임즈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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