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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무의식. 'The Unconscious' 과 정신분석의 역사
  • 기사등록 2015-09-18 04:14:52
  • 수정 2015-09-21 00: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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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좋은 사람이 남에게는 나븐사람일 수 있고, 또 나에게는 나쁜 사람이 타인에게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이유는 ?

 [시사바로타임즈= 장혜린기자]


 인간의 실제 행동은 의식을 넘어선 자아의 본질인 무의식(The Unconscious)'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밖에 없다.  무의식(본능)이라는 단어를 처음 제기한 철학자는 니체이지만 무의식을 정신분석학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프로이트(본능이론, Drive Theory)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처음 '본능' 연구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본능이란 무의식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능이론은  나중에 많은 비판을 받는다. 그 핵심은 인간은 본능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행동이 본능에만 기초하지는 않는다는 것에 있다.

 

본능의 핵심이 되고있는 무의식도 결국은 외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예를 들면 쥐새끼를 어려서부터 고양이와 함께 기르니 성장이 된 후에 서로 친숙하게 지낸다는 실험 결과등은 무의식에 미치는 외부 영향 이론을 더욱 부추기게 되었다. 외부 영향을 강조한 학자들의 핵심에는 해리설리반이 있었는 데 그를 중심으로 연구된 정신분석학을 '대인 정신분석학(interpersonal psychoanalysis)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편으로 프로이트 이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는 점에서 대인정신분석학을 기초로 무의식의 동적 양상을 살피는 학자들을 "신프로이트 학파(New- Freudian School)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도 널리 소개된 '자유로부터의 도피(escape from  Freedom)를 쓴  프롬(Erich Froom)이나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을 쓴 리스만(David Riesman)도 따지고 보면 신프로이드학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대인 정신분석학도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인간은 본능 혹은 외부환경 중 어느 하나에만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 데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무의식이 외부환경에만 영향 받는다면 주정뱅이의 아이들은 나중에 또 주정뱅이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게 된다.

 

무의식의 외부 영향론에 비판을 가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 학자는 영국의 여류정신분석학자인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이었다. 그녀는 프로이트가 주장한 양대 본능으로서 사랑(Eros)과 죽음 혹은 공격성(thanatos, aggression)을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형성된 사랑(love)과 미움(hate)이라는 양대 감정으로 재해석하고, 무의식의 동적 양상은 인간의 내부적인 본능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동시에 파악함으로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러한 주장을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이라 부르며 결국은 현대 정신분석학의 주류적 흐름으로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대상관계이론에 따르면 한 인간의 무의식은 자신과 세상과의 내사(introjection)와 투사(projection)를 통하여 형성된다. 인간 무의식은 당연히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 이것을 내사라고 한다. 하지만 그자체로는 머무르지 않는다. 외부를 향하여 자신이 쏘아대는 투사적 요소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인간은 외부의 환경에 영향을 받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환경을 창조하기도 한다는 논리이다. 그래서  꼭 같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도 각기 그 무의식의 동적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사와 투사의 양상은 다분히 대상과 자아간의 감성적 교감에 의해 특징지워진다.

 

나에게는 좋은 사람이 남에게는 나븐사람일 수 있고, 또 나에게는 나쁜 사람이 타인에게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장  혜  린 기자 hljang@sisabarotimes.com


[덧붙이는 글]
영어로 무의식은 'The unconscious'이다. "Unconscious'라는 형용사에 'The'라는 정관사를 부쳐 추상명사화 된 것이다. 하지만 영어의 접두사 'Un'은 '아니다'는 의미이며 한자로 '없다'는 의미의 '무'는 영어로 'Non'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Unconscious'는 '비의식적인'으로 해석해서 의식은 의식인데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의식, 즉 잠재의식으로 이해하면 보다 이해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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