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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상식, '콜럼버스의 달걀' - 김민운 교수 作 <콜럼버스의 달걀에 대한 문명사적 반론>을 통해 본 문명의 …
  • 기사등록 2015-09-12 12:27:58
  • 수정 2015-09-21 0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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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바로타임즈=장혜린기자]


 어떤 기업이 '콜럼버스의 달걀'을 소재로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 광고를 하였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상륙이 뭐 별거냐고 시비가 붙자 즉석에서 달걀 세우기 논쟁이 벌어졌다. 콜럼버스가 달걀을 집어 들고 퍽 하니 그 밑동을 깨고 세웠다는, 소문으로 전해지는 유명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는 일이라는 것이 해놓고 보면 별걸 아닌 듯 싶지만 언제나 '최초의 발상 전환'이 어렵다는 매우 자존심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원체 달걀이 타원형임은 둥지에서 구르더라도 그 둥지의 반경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생명의 섭리에 따라 고안된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달걀을 세워보겠다는 것은 그런 생명의 원칙과 맞서는 길일 뿐이다. 콜럼버스의 달걀은 상식을 깬 발상 전환의 모델이 아니라, 생명을 깨서라도 자신의 구상을 달성하겠다는 탐욕적, 반생명적 발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그가 살던 시대의 제국주의부터 발현된 이기적 문명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현대의 우리에게 필요한 발상의 전환은 결국 '오늘의 상식'을 깨고 달걀이 왜 타원형인가를 진지하게 묻는 데에서 출발한다. 원래의 타원형을 지키는 새로운 노력이 바로 문명사적 위기를 극복하는 진정한 발상의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김민웅 교수는 문명의 위기라는 더이상 신선하지 않은 주제를, 콜럼버스의 달걀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참신하게 풀어낸다. 때문에 그의 글은 종종 좋은 글로 꼽힌다. 오늘날 문명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어내는 한편, 그들의 인식이 확장되는 것을 돕기 때문이다. 조금 더 많은 청소년들이 그의 책 '콜럼버스의 달걀에 대한 문명사적 반론'을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상식에 파묻혀, 혹은 섭리를 깨는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면, 이제 상식을 깰 때가 되었음을 깨닫는 것을, 이 책이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 

 

 

장 혜 린 기자(hljang@sisaba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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