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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서양의 오이디푸스 왕과 동양의 쉬에 장군 이야기
  • 기사등록 2015-09-05 19: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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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대(N), 글로벌 세대(G)가  한국사회의 퇴행적 양상을 완전히 탈피했을까?  

 

유교적 전통사회가 오랜시간 정체적 입장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아버지의 권위에 절대로 도전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유교사회에서 아버지를 능가하면 불효가 된다. 한마디로 아버지의 권위에 절대로 도전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서양사회가 비교적 변화무쌍하였다는 점은 아들이 아버지를 능가하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진 신화나 전설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본성은 물론 문화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Oedipus Complex)의 핵심은 오이디팔 기간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한 인간의 무의식 혹은 자아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주게된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오이디푸스는 자기의 생부를 죽이고 생모와 결혼하게 되는 비운의 왕이다. 그리스 테베라는 나라에  라이우스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델피에 있는 신의 명령을 전하는 아폴로로 부터 아들을 가지면 그 아이는 결국 자기를 죽이게 될 운명을 가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니 라이우스는 당연히 아들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다행이 그는 동성 연애를 하고 있었기에 그의 아내인 이오카스테와는 잠자리를 하지 않았으니 아들을 가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술에 취해 자기도 모르게 아내와 동침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오이디푸스가 태어나고 말았다. 라이우스는 고심끝에 자기의 불운을 방지하기 위해 막 태어난 오이디푸스를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신하를 시켜 산에 버리라고 명령한다. 그런데 그 신하는 당시 이웃나라인 코린스의 폴리부스에게 몰래 보내버리고 만다.

 

오이디푸스는 청년이 될 때까지 폴리부스가 친아버지인 줄 알았고, 라이우스는 오이디푸스가 이미 죽어버렸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오이디푸스는 폴리부스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오이디푸스 역시 아폴로를 찾아가 그 사실을 확인하려고 했는 데 아폴로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아버지를 죽일 운명이라는 말만 하게된다. 오이디푸스는 실망하여 다시 콜린스로 돌아가면 자기 아버지인 폴리부스를 죽이게 되는 일이 있을까 두려워 어디론지 멀리 떠나려고 마음 먹었다. 오이디푸스가 정신없이 어디론지 가고 있을 때 좁을 길에서 마차를 만났다. 서로 길을 비켜 달라는 시비 끝에 오이디푸스는 흥분하여 그 마차에 탄 사람을 죽이고 말았다.

 

결국 오이디푸스는 어느 성문 앞에 도착하였는데 머리는 사람이지만 사자의 몸을 한 스핑크스라는 괴물을 만났다. 당시 테베라는 나라의 성문 앞에는 스핑크스가 나타나 모든 출입을 막으며 자기가 낸 수수께끼의 답을 알아내지 못하면 테베를 멸망시키고 그 답을 아는 자에게는 테배의 왕이 되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수수께끼는 아침에는 네발로, 낮에는 두 발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짐승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오이디푸스는 인간이라고 답하였다. 어릴때는 기어다니고 젊어서는 두발로 서서 걷지만 늙으면 지팡이에 의지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스핑크스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오이디푸스는 그 나라 즉 테베의 왕이 된 것이다. 그리고 전통에 따라 테베 왕 라이우스는 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의 답을 알려고 델피의 아폴로를 찾아 몰래 떠났고 그 길에서 어느 청년에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오이디푸스가 길에서 죽인 사람은 자기의 생부인 라이우스였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의 생부를 죽이고 생모를 아내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당시 오이디푸스는 고작 20세 정도였으며 자기의 생모인 이오카스테는 약 40세쯤 되었다. 때문에 아무리 전통이 그렇더라도 20세나 많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신화의 내용이 있다. 테베왕국을 처음 세운 카드무스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아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딸 하모니아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는 데 신들은 이를 축하하기위해 하모니아에게 영원히 늙지 않는 목걸이를 선물하였다. 그 목걸이는 대를 이어 왕비에게 전달되었기에 이오카스테도 그 목걸이 덕분에 늙지 않고 20세의 젊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오이디푸스가 이오카스테와의 사이에 아들과 딸을 낳았고 그 뒤 생부를 죽이고 생모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후 콜로누스에서 방황한 일은 '콜로누스에서의 오이디푸스'에 잘 묘사되어있다.  그리고 그아들들의 권력다툼과 그 딸인 안티고네의 이야기등은 '안티고네'에 설명되고있다. 이 두 이야기들은 '오이디푸스 왕'과 함께 소포클레스가 쓴 테베의 3대 신화로 말하여지고  있다.

 

이 신화 속에서 프로이트는 인간은 누구나 사랑할 수 있고 또한 어느 누구도 죽일 수 있는 무의적 본능을 발견한다. 또 이 신화 속에서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사랑과 죽음을 인간의 본질적인 양대본능으로 설명한다.  

 

동양에는 오이디푸스 왕과 상반되는 중국의 쉬에 장군이야기가 잇다. 당나라 시절 쉬에 장군은 무에가 뛰어났다. 그는 왕명에 따라 변방에서 18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황하 강에 도착했을 때 청년 한명이 기러기 사냥을 하고 잇었는 데 그의 활 솜씨가 일품이었다. 쉬에 장군은 물었다. "청년 나랑 활솜시를 겨루어 보지 않겠는가? 나는 화살하나로 기러기 두마리를 동시에 쓰러트릴 수 있다." 청년이 말했다. "좋습니다. "쉬에 장군은 자기가 먼저 활을 쏘겠다고 하면서 날아가는 기러기를 겨냥한 듯하더니 갑자기 그 청년을 향하여 활을 쏘아버렸다. 당연히 그 청년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나는 나보다 무예가 뛰어난 자를 용서할 수 없다. "그 청년을 죽이고 집에 돌아온 쉬에 장군은 댓돌에 놓인 남자의 신발을 발견했다. 그는 아내에게 이 신발이 어떤 남자의 것이냐고 물었다. 아내는 말했다. "당신이 변방으로 간 후 태어난 당신의 아들 신발입니다. 지금 아들은 황하 강에 기러기 사냥을 갔습니다".아불싸 ! 쉬에 장군은 직감적으로 자기가 죽인 그 청년이 바로 자기 아들임을 알았다. 이 역시 자기 아들인 줄 알았다면 죽이지 못했을 것이다.

 

쉬에 장군이야기는 비록 어머니와의 사랑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내용은 아니지만 서양의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와는 대칭적 의미가 있다.

 

장  혜 린 기자 hnjang@sisabarotimes.com

  


[덧붙이는 글]
정신분석적 해석에 있어 '대상관계이론'은 프로이트의 본능 중심적 이론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인간관계 속에서 형성된 사랑과 미움이라는 양대감정의 발로에 따른 인간 무의식의 동적 양상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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