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메르스사태 와 배수진(背水陳) 이야기
  • 기사등록 2015-06-09 19:45:21
  • 수정 2015-06-09 19:46:29
기사수정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 증후군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성 전염병이다. 이 바이러스는 중증급성호흠기증후군을 일으키는 사촌뻘이기도하다.  메르스 사태는 분명 곧 수습될 것이다. 메르스에 대한 정부 대응이 배수진으로 나가고 있다면 !

 

 배수신(背水陣)이라는 용어는 현대인에게 ‘만일 성공하지 못하면 여지없이 죽음을 각오해야한다.’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옛 중국 한나라 명장 한신은  배수진 전략을 활용해 조나라를 크게 물리쳤다

 

주나라 때 병법가로 유명한 율료는 그의 병서(兵書) ‘을료자’ 천관편에서 말하기를, ‘물을 등 뒤에 놓고 진을 치면 절지(絶地) 를 만들고 언덕을 향하여 진을 치면 폐군(廢軍)을 만든다’라고 하였다. 산을 등 뒤에 놓고 물을 앞에다 두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병법의 일반적 원칙에 대해 명장 한신은 ‘나를 사지에 디밀어 놓고, 비로소 살길을 얻는 수가 있다는 병법을 응용해  배수진 전략으로 적을 패퇴시켰다.

  

-옛이야기에서 얻은 교훈 (메르스 사태 :미래의 준비를 위한 교훈으로 끝나길..;)

 

  한나라 유방이 초나라의 항우를 물리침으로써 천하를 통일하여 한나라의 고조황조로 오르기 2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한나라의 정예부대를 이끌고 나갔던 용장 한신은 위(魏)나라 군사를 격파한 여세를 몰아 그대로 조(趙)나라로 진격해 들어갔다. 성안군 진여(陣餘)와 함께 20만 대군을 급거 정형의 좁은 길목 어구에 집결시킨 다음 튼튼한 진지를 구축해 놓고 적군이 오기를 기다렸다.

 

한신은 미리 파견했던 첩자를 통해서 조나라가, ‘한나라 군사가 정형 어구에 도달하는 순간 일거에 두둘겨 부숴야 한다’라고 광무군 이좌차가 건의한 전략을 채택하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 한신은 그 좁은 길목을 단숨에 통과하여 조나라 군사가 집결되어있는 어구로부터 10리 쯤 떨어진 지점에서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어둠을 틈타서 진격하기 위해 우선 경기병 2천명을 뽑아 전원에게 한나라 깃발을 한 장씩 지니게 하였다.

“너희들은 지금부터 용맹한 기습부대로서 대장의 명령에 따라 조나라의 진지 가까운 산기슭으로 가서 감쪽같이 숨어 있어야한다. 내일 전투에서 아군이 짐짓 패한 체 달아나면 적군은 신바람이 나서 모조리 떨쳐나와 추격해 올 것이다. 이때 너희들은 조나라의 성안으로 들어가 적군의 깃발을 뽑아 버리고 그 대신 우리 깃발을 올려라.”

 

그리고 만 여명의 군사를 정형의 길목 밖으로부터 전진케 하여 상당히 깊고 넓게 흐르는 강물을 등뒤에다 두고 진을 치도록 명령을 내리고 한신 자신은 주력부대를 좁은 골목 안쪽으로 이동시킨 다음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조나라 군사는 날이 밝자 위험천만하게도 강물을 등에 이고 진을 쳐놓은 한신의 군사를 보고 소리내어 비웃었다. 이윽고 날이 밝자 위험천만하게도 강물을 등에 이고 진을 쳐놓은 한신의 군사를 보고 소리내어 비웃었다.

 

이윽고 날이 밝아오자 한신은 대장기를 선두에 앞세우고 주력부대를 휘몰아 북소리로 요란하게 공격해 나갔다. 이에 맞서 조나라 군기와 군고를 집어던진 채 예정대로 퇴각하여 자기의 진지인 강물 가까이로 달아나는 체했다.

 

이에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충천해진 조나라 군사는, “한신의 목을 쳐라!” 소리 높이 외치며 전병력이 앞을 다투어 추격해 왔다. 그리하여 자연히 조나라의 성 안은 텅 비게 되었고 한신의 기습부대는 간단히 침입하여 성벽에 죽 둘러 있는 조나라의 깃발을 갈아 꽂았다. 한편 강물을 등에 업은 한신의 본대는 뒤로 물러설 수가 없으므로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는 수 밖에 없었다. 필사적으로 대항하여 싸운 끝에 마침내 적군을 밀고 나오게 되었다.

 

이에 몰린 조나라 군사는 퇴각하여 자기 진영으로 발길을 돌렸으나 한나라의 깃발이 이미 성을 점령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놀라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이때를 노칠새라 한신의 군사가 물밀듯이 앞뒤에서 밀어닥쳐왔다. 그리하여 승부는 실로 허무하리만큼 일찍 끝나 버리고 말았다. 싸움이 끝나고 승리에 들 뜬 축하연이 벌어졌을 때 부장들이 물었다.

 

“병법으로는 산을 등뒤에 놓고 물을 앞에 두는 것이 원칙인데 이번에는 반대로 물을 등에 업고 싸웠는 데도 승리를 거두었으니 이것은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한신이 이에 대답했다. “이것도 훌륭한 병법이라는 것을 귀관들은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군. 어떤 병서를 보면, ”나를 사지에 디밀어 놓고, 비로소 살길을 얻는 수가 있으니라‘라고 적혀있지 않는가? 그것을 잠깐 응용해 본 것이 이번의 배수진이다

 

사실상 우리부대는 오랜 원정을 거듭하는 동안 태반이 보충병으로 구성된 부대라, 막상 유사시에는 잡병들로 변할 요소가 많다. 그래서 상식적인 생지에다 놓고 싸우니보다는 거꾸로 사지에 디밀어 놓고 살길을 찾는 데 전력을 다하도록 전략을 꾸며 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사기’의 회음후열전에도 있고 ‘십팔사략’의 서한편(西漢편) 한고조에도 수록되어 있다.

 

장 대범 기자 jyjang@sisabarotimes.com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isabarotimes.com/news/view.php?idx=141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포토에세이) 나무와 봄노래, 그리고 당연한 것들
  •  기사 이미지 포토에세이) 하얀 눈과 길
  •  기사 이미지 포토에세이) 꽃밭가득 봄노래 부르고 싶단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