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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잃어버린 위대한 균형추. 교육이 계층 대물림의 통로가 되고있다. - 사회적 이동성이 낮은 사회는 미래가 밝지 않다.
  • 기사등록 2015-04-30 19:25:17
  • 수정 2015-04-30 19: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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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릉역 미술장식품)

 한국사회에서 '세대간 계층 대물림'현상이 강화되고  교육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보다는 계층 대물림의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9일 펴낸 연구보고서에서  김희삼 연구위원은  연구주제 '사회 이동성 (social mobility)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 에서 '세대간 계층 이동성이 높았던 한국사회에 상향 이동 가능성과 노력의 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 사회에서 현재의 본인세대에 비해 다음 세대인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통계청 '사회조사'의 이 질문에 대해 1994년 조사에서는 '비교적 낮다'와 매우 낮다'를 합친 부정적 응답이 5.1%에 불과했는 데, 1999년에는 11.2%, 2003년에는 19.8%로 증가했다. 답변 중 '모르겠다'가 제외된 2006년 이후 만 보더라도 부정적 응답비율은 2006년 29.0%, 2009년 30.8%, 2011년 42.9%, 2013년 43.7%로 최근 들어 세대 간 이동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이 전국 20~69세 성인 남성 1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력의 대물림 정도를 뜻하는 '학력 상관계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간에는 0.656에 달했지만, 아버지와 본인 간에는 0.165로 급락했다. 아버지 세대에서 본인의 세대로 넘어올수록 학력 대물림의 정도가 약화됐다는 의미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다음 세대로 대물림된다는 의미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관계수' 할아버지와 아버지 간에는 0.599에서 아버지와 본인간에는 0.449로 낮아졌다.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의미지만, 본인의 아들 세대에서는 이 같은 경향은 크게 약화됐다.

 

학력 상관 계수는 0.398로 상승하고, 사회경제적 지위 상관계수 또한 0.6으로 높게 평가됐다. 본인의 조부로부터 아들까지 4대에 걸친 '세대간 계층 대물림'이 본인 세대까지는 하락하다가 다음 세대에 도로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연구위원은 우리사회가 교육을 받아도 좋은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없고, 좋은 학교에 가려면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상황에 있다며 교육이 계 이동의 사다리보다는 계층 대물림의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사회에서 교육이 과거와 같은 '위대한 균형추(the great equalizer)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연구위원은 저성장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한국사회가 정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이 사장되지 않고 계발되어야 하며, 다양한 흥미와 적성에 맞게 공부하며 노력하면 여러 경로를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하며, 사회 배제 집단이 생기지 않고 최대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개진했다.

 

또 성적이 높은 학생들을 다투어 유치하는 대학보다는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성장시켜 어려운 환경에 있는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 될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이 높이 평가받아야하고,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종합전형)는 컨설팅 사교육 조장에 대한 비판과 객관성 시비를 극복하고 훌륭한 원석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정착시킬 것을 제안하고있다.

 

김 연구위원은 "기회균등선발제도를 국립대가 주도하고 사립대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다"며 "다양한 성공 경로를 모색할 역량을 기르는 교육시스템의 변화, 특히 교육과정의 다양화,교수법 등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 혜 린 기자 hljang@sisaba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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