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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심리학의 만남) 사람은 버리는 게 아니다.
  • 기사등록 2015-07-17 06:35:40
  • 수정 2016-06-10 23: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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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연 심리학 교수(대진대학원)

"사람은 버리는 게 아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의 말이다. 한화이글스를 두고 '마리한화'라고 부른다. 그만큼 야신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팬들로 하여금 마약만큼 강한 중독성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우스개 표현이다. 학연,지연은 전혀 통하지 않고 오직 야구만 통하는 그의 방식은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많은 팬들의 차갑게 식어있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김감독은 어려서 일본에서 자랐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말할 때 일본식 말투를 사용한다. 과거 중계 해설을 할 때 방망이인 '배트'를 자꾸 '배또', 안타인 '히트'를 '히또'라고 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했다. 하지만 그는 심장은 한국산인 '야신'이었다. 대한민국의 심장을 가졌기에 일본에서는 차별을 받았고,일본의 말투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모국에서는 멸시받은 인간 김성근은 사람을 절대 버리는 법이 없게 됐다.

 

"끝까지 선수를 포기하지 않고 살리는 것, 그게 리더다"

 

김 감독은 일찍 아버지를 여위고 7남내인 가족을 먹여 살리면서 이른 나이에 리더가 됐다. 배트는 나무로 직접 만들어 연습했기 때문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결과에 절대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만드는 팀의 결과만 인정하는 리더의 습성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 차가울 것 같은 김 감독에게 선수들은 가족이자 배트이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는 일이 없다. 그는 진정한 '리더'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내가 사랑하는 야구와 선수 한명 한명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일은 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다"

 

20세때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는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적도 있다. 1964년에는 한 시즌 20승을 이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최고의 상태'를 잘 안다. 또한 9경기 연속 완투를 하며 어깨 부상을 당하고 타자로 전향을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최악의 상태'도 잘 알고 있다.

최고의 상태와 최악의 심리를 모두 겪은 김 감독이기에 차가운 가슴과 뜨거운 가슴을 조율할 줄 아는 리더이다.

 

심리학에서는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별한다. 나를 통해 그 대상이 행복해지길 원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젊어서는 선수로서 '야구를 통해 자신이 행복해지길 원했을 것이다. 그때는 야구를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김 감독 자신은 야구를 통해 선수들과 팬들 모두가 행복해지길 원하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야구와 그의 야구를 즐기는 자신의 선수들은 그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버릴 수가 없고 또 야구와 선수 한 명 한명을 생각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됐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 진심이 결국 이긴다. 늦게 올때도 있지만,진심이 결국 사람을 감동시키고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물이 99도에서는 끓지않는다. 1도의 차이가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다. 선수로 치면 1도의 차이 때문에 최고의 몸 상태가 나오기도 하고 2군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김감독은 그 1도를 '진심에서 찾는다. "날마다 고된 훈련을 하는 이유는 오늘 하루가 아니라 1년을 내다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사람의 몸은 70프로 이상이 물이다. 분명 진심과 열정이 만나며 뜨거워지고 끊게된다. 하루만 열심히 하거나 며칠만 열심히 하는 것은 진심이 아닌 것이다. 1년을 보고 날마다 노력해야 몸도 최고의 상태로 끊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끄탄 게 아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으면 끝끝내 이긴다는 것, 내가 증명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

 

끓는 물보다 더 뜨겁고 폭발적인 것이 바로 용암이다. 용암의 온도는 최소 700도를 넘는다. 용암은 주변의 것을 모두 녹여 버린다. 그 자체가 "뜨거움"인 것이다. 김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뜨거움 그 자체이다. 절대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팬들을 전부 녹여버려 같이 뜨겁게 만드는 것이다.

 

심리학 용어 중에 '베졸드 효과(Bezold effect)라는 것이 있다. 회색배경위에 검정의 문양을 그리면 회색 배경은 실제보다 더 검게 보이는 효과를 말한다. 지금 한화를 '마리한화'라고 부르고 한화에 매료돼가는 팬들은 오렌지색 유니폼에서 열정을 나타내는 붉은 용암의 느낌을 받는 것과 같은 심리다.

 

"리더는 늘 앞서가야 한다. 선구자가 되어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먼저 가지 않으면 길이 나지 않는다. 선수들을 이끌 수가 없다."

 

그가 전형적인 리더라는 것은 그의 리더의식에서 잘 묻어난다. 늘 앞서가야 한다는 말은 선수보다 더 노력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땀 흘려야 '리더' 자체를 길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야구로 통하는 길이라는 것을 그의 마지막 말로 대신한다.

 

"주위가 흔들려도 나는 내 올바른 진심 하나면 된다고 봤다. 오로지 선수만 생각했고 팀만 생각했다. 야구만 생각했고 승리만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편집 장혜린  기자 hljang@sisaba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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