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바로타임즈= 신달관 기자
반려견 뽀리와 산책 길 언덕에는 느티나무 한 그루 우뚝 서있다. 너는 나의 뿌리, 나 또한 너의 뿌리,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의 생명력에 가던 길 멈춰 섰다. 겨울 내내 푸른 빛을 발하고 있는 푸른이끼(청태)가 생동감을 계속 발하고 있다.
이름 없이 볼품없이 끼어 있는 식물이지만 꾸밈없이 지속되는 푸름. 그 자체로 주변을 감싸는 모습이 너무도 지고(至高)하게 내게 다가온다.
어릴 적 내 고향. 맑은 하늘, 푸른 공기. 소풍나온 뭉게 구름이 생각난다. 나뭇잎이 너무 푸르러서, 바람이 너무 향기로워서 그 당시에는 자연의 소중함을 몰랐다. ‘
기후변화 대응, 탄소절감’등 이른바 녹색회복(Green Recovery)이 강조되는 시대. 강자 , 약자를 불문하고 ‘겸손’을 갖춰야할 최상의 미덕으로 꼽은 철학자 노자의 눈을 빌어 현실 세계의 아름다움과 누추함을 바라본다.
3월 들머리. 창밖에 비가 내린다. 사람은 거대한 생명그물망의 한가닥. 지난달 산책 길에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면서 자연 사랑이 유달리 깊었던 월탄 박종화 선생님의 ‘수선(水仙)없는 겨울’을 읊조려본다.
조약돌, 백자기(白磁器)에 수선이 웃고 왔네
석달 눈보라를, 가만히 헤치고서
아리잠직, 부끄러운 듯 고개 숙여 찾어 왔네
한창(寒窓) 선비자리 봄뜻이 웬일이오
취한 듯 미인 보 듯, 총각같이 수집구야
신달관기자 moshin@sisaba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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